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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저장소

내 도박인생 SSul...3

그렇게 돈 다 날리고 나니 정신이 들더라. 찜질방 흡연실에서 몇까치 안남은 담배를 물고 창밖을 보니 그날따라 유난히 하늘이 맑고 푸르더라

 

그러면서 하는 짓이라곤 네이버에 도박중독 검색해서 나같은 새끼들 보면서 계속 앉아 있었다.

 

놀랍게도 꽤 많더라 나처럼 사다리해서 돈 잃은 놈들이... 그것도 나보다 더 훨씬 꼬라박고 빚에 허덕이는 놈들이

 

그때까지만 해도 대출받은건 없고 빌린거라곤 부모님께 받은 용돈이 전부였으니,,,

 

그때 난 멈췄어야 했다. 잃은돈 1500만원 남짓 했을때라도 그만뒀어야만 했다.

 

 

 

 

 

도박중독때문에 미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넘치는걸 지식인에서 그렇게 봤으면서, 나는 그새끼들 정도는 아닌걸로 위안삼았으면서...

 

얼핏 기억이 났다. 돈을 수급할 곳이... 지난 회식때 표형이랑 부장님이랑 같이 담배피우러 나왔을때 본 연수동에서 본 대부업체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가서 문은 열려 있었다.

 

영화에서 보던 대부업 사무실과는 선뜻 다르게 꽤 깔끔하고 산뜻하게 인테리어 해놓았더라. 그때문인지 그 비싼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왠지 안심이 되더라

 

대충 연봉이랑 근속년수 적고 이것저것 적으니 1000만원까지 대출이 된다고 하더라,

 

1000만원에 대출금리 연 30%, 매월 100만원 가까이 갚아야 할 돈을 덥썩 빌렸다

 

뭐 일도 아직까지 다니니까...

 

그렇게 빌린돈으로 사다리 타니까 첫날은 벌었다. 150만원 승.

 

아까 찜질방에서 보았던 푸른 하늘이 나의 이순간을 암시한건가 하는 감정에도 젖었다.

 

'이제 나를 컨트롤하자. 어제와 같은 실수는 되풀이 하지말자, 역시 총알이 있어야 따는 구나...빚도 금방 갚아야지..'

 

 

 

 

 

하는 생각들

 

그렇게 일요일은 보내고 선학역 앞 찜질방에서 잠을 청했다. 집에 들어갈 순 없었다. 부모님은 노량진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나의 모습을 기대하고 계셨을텐데

 

어떻게 이틀만에 수전노로 들어가겠냐 빌린 돈으로 급하게 선학역 앞 원룸에 둥지를 틀었다.

 

일하는 곳 까지도 그리 멀지 않으니 차라리 잘됐다 싶기도 했고...왠지 이젠 앞으로 다 잘될것만 같은 기분에 치킨이랑 맥주먹으며 순간을 즐겼다

 

'오늘 잘 참았다. 이렇게 잠깐해서 번 이 월급가까이 되고, 그 돈으로 월세도 이미 냈지 않았나? 처음에 멋모르고 했던 나랑 다르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1200만원 넘게 잃은 상황에서 다시 1000만원 대출에 대해 왜 그릐 무감각할 수 있었을까

 

아마 월급 170만원남짓하는 그돈이 그나마 보험처럼 그 상황을 묘하게 지탱해줬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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