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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저장소

내 도박인생 SSul...마지막

그날밤 아버지 택시타고 연안부두가서 말없이 월미도 바라보면서 같이 담배만 줄줄이 피우다가

 

답답한 마음에 핸드폰을 철조망 뒤 바다로 던져버렸다...

 

그 때 아버지가 소주 한잔하러 가자고 하시더라

 

지붕위에 불꺼진 택시타고 그렇게 물텀벙이 시장 골목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우럭회랑 매운탕에 소주마셨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너 빚이 총얼마냐고 물으시길래... 1300만원 정도된다고 말씀드리니까...

 

"난 못 갚아준다. 너가 일년이든 이년이든 해서 갚아라."

 

이렇게 말씀하시더라. 나도 그게 당연하고 생각하고 있던터라 네 아빠.. 했다.

 

그런데.. 뜻밖에 말씀을 하시더라. 그건 그렇고 내가 병원비는 보태줄테니 너 당장 내일부터 정신병원 다녀라. 하시는거다

 

정신병원이라니...내가 도박으로 빚진건 사실이지만 정신병원에 다닐정도는 아니라고 말해봤지만

 

입다물고 당장 자신과 내일 가야된다고 하시더라.. 자신 주변에 다른 택시기사들도 도박중독때문에 인생망가진 사람 여럿 보셨다면서

 

 

 

 

 

이건 병이라고 하시더라구..

 

그렇게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정신병원을 일주일에 두번씩 다니면서 동네에서 알바하고있다.

 

그전에 다니던 일은 주중에 병원가는날 있으면 빼기도 힘들고 해서 관뒀고.. 아마 표형도 다시는 볼일이 없을것 같다.

 

ㅋㅋㅋ 처음 회사 들어갔을때 형들이랑 아저씨들이랑 있는 흡연장소에서 담배피우다가 표형이 들고있던 재떨이컵에 꽁초넣고 먼저 갔더니

 

존나 욕먹었던거 생각나네...ㅋㅋ 그래도 자기들끼리 저새끼 미필이니까 참으라고 웃으면서 이해해주더라

 

정신병원에 가서 상담했더니 처음에는 약물치료랑 심리치료를 병해해서했다..

 

심리치료는 엄청 대단한건 아니었지만 왜 도박을 시작했었는지, 땄을때 기분은 어땠는지.. 이런걸 그냥 시시콜콜하게 상담사한테 다 말했더니

 

공감해주기도 하시고, 나도 좀 홀가분해 지더라

 

그리고 그 짜릿했던 기분이 다시 생각나서 또 할수도있겠지만 그땐 지금 천만원이 몇천만원 수억원이 될수도 있다며,

 

지금 희망이 있을때 아예 잘라버리라고 하시더라

 

그말 듣고서는 종종 뒤도 안돌아보고 검은 바닷물속으로 핸드폰을 집어던져넣었을때를 회상한다

 

약은 현재는 먹지 않고, 일주일에 한번씩만 병원 가고있다. 단도박모임은 한달에 한번씩ㅋㅋㅋ

 

거기서 내가 제일 어리다.. 동그랗게 둘러 앉아서 아저씨들이랑 이런저런 얘기하는데...

 

김xx 아저씨는 단도모임하고 나서도 강원랜드 갔다가 또 털려서 왔다..

 

 

 

 

 

다른 아저씨가 그거가지고 놀렸더니 의자 박차고 일어나서 멱살잡고 싸움날뻔했다

 

나도 좀 무서웠는데 속으로 존나 웃겼다 ㅋㅋㅋㅋㅋㅋㅋ

 

알바는 주안역에서 일주일에 5~6일 나가서 하는데 할만 하다 빚도 이제 600만원 정도 남았으니 반만 더 갚으면 빚쟁이 생활도 끝아니겠노?

 

처음 두달동안 알바하면서 가끔씩은 '이거 잘만 터뜨리면 두달치월급은 그냥 삼십분안에 누워서도 딸 수 있을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나기도 했지만

 

겨우겨우 순간순간 고비를 넘겼다. 만약 그때도 못참고 그랬다면 단도모임에서 그 아저씨꼴 났을게 뻔하다..

 

빨리 빚 다갚고 놀러다니고싶다..

 

상담사 선생님이 도박했던일들.. 그리고 하루 있었던 일들 글로 적는것도 도움이 많이 된다길래 한동안 혼자 일기만 끄적였다..

 

도박은 시작도 하지마라.. ㅠ